EXHIB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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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병풍의 나라 2] 작품 소개: 청전 이상범, 소정 변관식

  • 2023.01.26(목) ~ 2023.04.30(일)
  • 미술관 1~6전시실, B1 라운지

주최: 아모레퍼시픽미술관 (APMA)

2023. 1. 26 - 4. 30

청전(靑田) 이상범(李象範, 1897-1972)과 소정(小亭) 변관식(卞寬植, 1899-1976)은 우리나라 최초의 미술교육기관 ‘서화미술회’에서 정식으로 서화를 배웠던 근대기 화가입니다. 서화미술회에는 전통화단에서 활약했던 심전(心田) 안중식(安中植, 1861-1919)과 소림(小琳) 조석진(趙錫晋, 1853-1920)이 교수로 있었습니다. 이상범은 안중식의 호인 심전에서 ‘전(田)’을 물려받았을 정도로 안중식과 각별한 사이였으며, 변관식은 조석진의 예술적 기량을 상속받은 외손자였습니다. 이들은 스승의 화풍을 체득하며 전통을 계승했던 한편, 한국화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탐구했습니다. ‘동연사’라는 조직을 만들어 함께 토론하며 실험했고,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화풍과 색다른 구도를 접목하거나 자신만의 고유한 필법을 창안해 나가며 한국화의 쇄신에 이바지했습니다. 이제는 한국화의 두 거장이 된 이상범과 변관식, 이들이 청장년 시절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험했던 궤적들을 《조선, 병풍의 나라 2》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상범, <귀로10폭병풍>, 1937년, 종이에 수묵,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이상범, <귀로10폭병풍> 부분

 

농부가 소를 끌고 집으로 돌아가는 산촌의 정경을 그렸습니다. 어렴풋한 산세, 완만히 솟은 언덕, 드넓게 펼쳐진 밭으로 이어지는 경치는 현실 속 야트막한 산야와 닮았습니다. 상상 속의 경치가 아니라 실재하는 풍경을 그리고자 했던 젊은 시절 이상범의 의지가 엿보입니다.

 

 

 


이상범, <사계산수도10폭병풍> 부분, 1938년, 비단에 수묵채색,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싱그러운 봄에서 녹음 낀 여름, 저물어가는 가을에서 적막한 겨울로 이어지는 계절의 변화를 폭마다 담아냈습니다. 먼 곳의 산세는 구름과 안개를 깔아 아득히 표현했는데, 일본에서 유행했던 화풍을 접목시켜 한국화의 변혁을 꾀한 시도입니다.

 

 

 


변관식, <수촌6폭병풍>, 1934년, 종이에 수묵채색,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변관식, <수촌6폭병풍> 부분

 

수직으로 솟아오른 산봉우리와 절벽 사이로 강물이 흐르고 작은 마을이 자리해 있습니다. <귀로10폭병풍>이 선사하는 수평적인 미감과 대비를 이룹니다. 두루마기를 입은 노인과 초가집, 나룻배 등은 화면에 향토적인 색채를 더합니다. 변관식이 전라도 광주에 머물렀을 때 제작한 작품으로, 일본에서 배워 온 화풍을 극복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던 시기의 고민이 느껴집니다.

 

 

 


변관식, <춘경산수도6폭병풍> 부분, 1944년, 종이에 수묵채색,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변관식이 전주 완산에 머물렀을 때 그린 목가적인 완산의 봄 풍경입니다. 사실성 넘치는 산야와 하천은 두루마기를 입은 노인과 초가집 등의 향토적인 풍물들과 함께 도원경에 현실감을 불어 넣어줍니다. 붓을 눌러 찍거나 눕혀 그린 표현에서 변관식 고유의 필법이 움트고 있는 모습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20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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