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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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MA, CHAPTER THREE] 작품소개: 조셉 코수스

  • 미술관 로비, 1~7전시실

주최: 아모레퍼시픽미술관 (APMA)

조셉 코수스(Joseph Kosuth, 1945-)는 개념미술의 선구적인 인물입니다. 개념미술은 1960년대 중반 대두된 현대미술의 주요 경향으로, 작품의 물질적 형식보다 개념과 과정을 중요시하며 미술의 본질에 대해 질문합니다. 코수스는 1969년에 집필한 에세이 <철학 이후의 미술>에서 미술은 미적 가치나 취향에 기반한 전통적인 표현방식을 버리고 새롭게 정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개념미술의 확립에 중추적 역할을 하였습니다.

 

1960년대부터 70년대 초반까지 코수스를 포함한 1세대 개념미술가들은 특히 미술의 언어적 성질을 이해하는 것에 집중하였습니다. 캔버스와 붓 대신 언어나 문자 그 자체를 표현 수단으로 활용하여 사물의 의미와 본질에 접근하고자 하였으며, 언어의 형성과 역할, 그리고 미술에서의 의미를 지속적으로 탐구하였습니다.

 

조셉 코수스, <다섯 개의 다섯 개(도널드 저드에게)>, 1965, 네온, 진품보증서

 

조셉 코수스, <다섯 개의 색, 다섯 개의 형용사>, 1965, 네온, 진품보증서

 

 

코수스는 1965년 스무 살 때부터 네온으로 작품을 제작하기 시작하였고, 모든 네온 작품에 동어반복을 적용하였습니다. 동어반복이란 정의하는 말이 정의되는 것을 되풀이하는 표현 형태로 자기 지시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APMA, CHAPTER THREE》에 전시된 <다섯 개의 다섯 개(도널드 저드에게)>(1965)와 <다섯 가지 색, 다섯 가지 형용사>(1965)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다섯 개의 다섯 개(도널드 저드에게)>는 영문 철자로 쓴 1부터 25까지의 숫자가 다섯 단어씩, 다섯 줄로 나열되어 있습니다. 보통 숫자가 커질수록 단어의 길이가 길어지기 때문에 내려갈수록 줄의 길이 또한 점점 길어집니다. 따라서 미적 가치나 디자인 원칙이 아닌 작품의 내용, 즉 수의 개념에 의해 작품의 형태가 결정된 것입니다.

 

이 작품은 특이하게 ‘도널드 저드에게’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드는 모더니즘 이후 미술이 회화와 조각으로 나뉘어 이해되던 전통적인 인식을 깨뜨리고, 형식주의에서 벗어난 작품을 만들 수 있게 해준 인물로, 코수스는 저드에 대한 존경과 고마움을 표현해왔습니다. 코수스는 이 작품에 대해 단어로써 저드를 ‘모방’하고자 시도한 것이라 말하였습니다.*

 

 

<다섯 개의 색, 다섯 개의 형용사>는 제목 그대로 ‘형용사’라는 단어를 각기 다른 다섯 가지의 색, 그리고 다섯 가지의 언어로 보여줍니다. 작품이 말하는 바와 작품의 외형을 완벽히 통합하여 언어가 곧 작품의 내용이 되었습니다. 코수스는 단어를 그 어떠한 맥락이나 매체로부터도 분리하여 그 외의 것들과의 연관성을 배제시켰습니다. 또한 작품에 사용된 색상들은 당시 네온 조명이 생산되던 기본 원색들로, 미적 요소로서 선택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섯 개의 다섯 개(도널드 저드에게)> 역시 같은 이유에서 빨강, 파랑, 노랑, 초록, 주황, 보라, 흰색, 총 일곱 가지의 버전으로 제작되어 작품의 개수마저 재료의 속성에 의해 정해진 것입니다.

 

이로써 코수스는 미술은 더 이상 형태나 색깔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의미의 생성과 표현 과정에 대한 것임을 보여주고자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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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셉 코수스, 카스텔리 갤러리. “Joseph Kosuth, Five Fives (to Donald Judd), 1965,” CASTELLI(블로그), 2020년 5월 18일, https://www.castelligallery.com/blog/joseph-kosuth-five-fives-to-donald-judd-1965

2021.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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