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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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MA, CHAPTER THREE] 작품소개: 에른스트 갬펄

  • 미술관 로비, 1~7전시실

주최: 아모레퍼시픽미술관 (APMA)

에른스트 갬펄, 목공예 오브제, 2010-2018, 오크나무, 물푸레나무, 단풍나무, 너도밤나무, 대나무, 버들가지

 

독일 목공예가 에른스트 갬펄(Ernst Gamperl, 1965-)은 목공 일을 배우던 중 우연히 선반 기술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정규 미술교육 과정을 거치지 않은 갬펄은 생목을 사용하는 그만의 창의적인 목선반 공예 작품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생목이란 아직 습기를 머금고 있는 상태의 나무를 말합니다. 나무는 수분이 증발할수록 수축하고 뒤틀리며 그 형태가 극적으로 변합니다. 따라서 목재를 사전에 건조한 후 작업하는 전통적인 방식과 달리 갬펄의 작품은 각 나무 고유의 결, 옹이, 가지가 자라난 방식 등에 따라 작업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모습이 바뀝니다.

 

(왼쪽부터) <72/2017//150>, <43/2017//230>, <69/2013//200>, 모두 오크나무

 

<31/2016//130>, 오크나무

 

갬펄은 이러한 나무의 건조 방식이 형태에 미치는 영향을 지난 30년간 연구해왔고 이를 창작 과정의 일부로 온전히 수용합니다. 자연의 잠재적인 힘을 존중하고 따르는 것입니다. 자연에 대한 그의 존중은 살아있는 나무를 베지 않고 바람에 쓰러지거나 물에 떠내려온 나무만을 사용하는 점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작가는 나무 종류마다 각기 다른 속성을 바탕으로 재료를 선택하며, 목재를 자르는 순간부터 결의 방향과 모양을 파악하여 형태의 변화를 예측합니다. 그리고 선반 작업을 하는 동안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형태만을 고집하지 않고 나무와 끊임없이 대화하며 나무가 자연스레 되고자 하는 것에도 귀를 기울입니다. 보통 최소 백 년 넘은 나무를 사용하는데 이토록 오랜시간동안 나무에 작용한 자연의 힘이 이끄는 대로 작업의 방향을 맞추어 나가는 것입니다.

 

<71/2017//230>, 오크나무

 

하루의 작업을 마치면 선반에 남겨진 나무를 천으로 덮어 적정한 수준의 습기를 작업 내내 유지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나무가 간직한 세월의 흔적과 상처, 뒤틀림이 기물에 그대로 남겨집니다. 유기적인 곡선과 패이고 갈라진 상처는 자연의 힘과 작가의 손이 이루어낸 완벽한 균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무의 표면을 연마하고 왁스칠 또는 석회칠을 하거나, 섬세한 홈을 내는 등의 표면 처리 방식은 때로는 벨벳과 같은 촉감을 선사하고 때로는 거칠고 깊은 상처를 더욱 두드러지게 합니다. 이는 나무가 주는 특유의 감동을 더욱 숭고한 것으로 끌어올립니다. 각 작품의 제목이 되는 일련번호는 나무의 역사를 기록합니다. 예를 들어 71/2017//230은 230년 된 나무를 2017년, 71번째로 다시 태어나게 했음을 의미합니다.

2021.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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