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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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MA, CHAPTER THREE] 작품소개: 얀 보

  • 미술관 로비, 1~7전시실

주최: 아모레퍼시픽미술관 (APMA)

(중앙)얀 보, <숫자 (7)>, 2011, 펼친 판지 상자에 금박

 

얀 보(Danh Vo, 1975-)는 베트남에서 태어나 어린시절 가족과 함께 난민 신분으로 덴마크에 정착하였습니다. 이러한 가족사는 자본주의, 식민주의, 이주, 세계화 등의 주제를 탐구하는 작가의 작품에 긴밀히 얽혀있습니다. 작가는 역사적 의미가 축적된 고문서, 사진, 공예품, 일상적 오브제 등을 수집하고 이를 그대로, 또는 변형된 형태로 설치하는 개념미술을 통해 개인의 정체성과 경험을 규정하는 사회정치적 권력 구조를 분석합니다.

 

 

얀 보는 베트남에 수입된 소비재 운송용 종이 상자에 금박을 입히는 작품을 지속적으로 제작해왔습니다. 재활용 더미에서 다 쓰고 버려진 상자를 수집하고 태국 전통 금박 공예가에게 보내 알파벳, 숫자, 상표 로고, 또는 성조기 등의 모양으로 치장하는 작업입니다.

 

《APMA, CHAPTER THREE》에 전시된 <숫자 (7)>은 이 중 하나로 종이 상자에 숫자 ‘7’의 모양을 남기고 나머지 부분을 금박으로 뒤덮은 작품입니다. <숫자> 시리즈 이전에 제작된 <알파벳> 시리즈는 미국의 수학자 나다니엘 보디치(Nathaniel Bowditch)가 1800년대 만들어 세계 무역을 발전시킨데 기여한 항해 시스템에 사용된 라틴 알파벳을 차용하였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숫자> 시리즈의 아라비아 숫자들은 오늘날 전세계에 통용되는 가장 일반적인 기호로써 세계화를 의미합니다.

 

 

작가는 폐기된 일회용 물품을 부의 보편적인 상징이자 종교화의 배경 또는 동남아시아의 사찰을 호화롭게 장식하는 금으로 회생시킵니다. 재탄생한 상자는 안에 들어있던 물품이 아닌 그 자체로서 새로운 가치를 얻게 됩니다. 상자 전체를 완전히 뒤덮는 대신 특정 부분을 남겨 놓음으로써 섬세하고 화려하게 빛나는 금과 지저분한 상자의 본래 표면이 극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작품을 자세히 보면 표면의 구김은 물론 테이프와 스티커가 노동과 무역의 흔적이 되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작가는 순수미술과 일상용품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동시에 경제, 문화, 그리고 종교적 가치를 충돌시킵니다. 또한 국제 무역을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상업화와 상품화, 그리고 그에 의해 매겨지는 사회의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202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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