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아모레퍼시픽미술관 (APMA)
이번 전시를 시작하는 작품은 전통적인 감상 방식을 뒤집는 설치작품 <떠오르다(Float)>(2019)로 시작됩니다.
<떠오르다>는 캔버스, 천, 종이, 노끈을 손으로 찢어 만든 수백 개의 띠가 전시장 바닥을 덮도록 고안되었습니다. 작가가 2015년에 이미 선보인 천장에서 바닥으로 흘러내리는 형식의 작품 <폭포(Waterfall)>에서 개념적 출발점을 둔 작품입니다. 이 초기 작업에서 브래드포드는 이미 회화와 물리적 관계를 재구성하며, 감각의 방향을 전환하는 실험을 지속해왔습니다.
Mark Bradford, <폭포(Waterfall)>, 2015
Courtesy of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사진: Joshua White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떠오르다>는 약 600제곱미터에 달하는 전시장 바닥 전체를 채우며, 관람객이 그 위를 직접 걷도록 유도합니다. 이는 단순히 회화를 '보는' 대상으로 머무르게 하지 않고, 촉각적이고 공간적인 관계 안에서 '몸으로 만나는' 경험으로 전환하는 선언과도 같습니다.

제 1전시실 전경
Courtesy of the artist and Amorepacific Museum of Art. 사진: 김경태
관람객의 신체가 작품에 능동적으로 개입되는 이 과정은 작품을 감상하는 기존 관습을 흔들고, 보다 현상학적인 예술 경험의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이때의 '움직임'은 단순한 물리적 이동을 넘어, 미학적이고 정치적인 제스처로 새롭게 정의됩니다.
2025.08.12